운무속, 공룡능선을 추억하다.....

11월 7일밤 11시 30분
승용차를 이용, 서울을 출발하여 강원도 속초의 설악산으로 가는 길을 잡았습니다. 
특별히 초청을 받아 야등 안내로 참여한 설악산행 길은 1년만의 조우길 인지라 내심 반가움 가득한 마음 뿐이었습니다.

팔당대교를 건너 양평과 홍천을 지나면서 일행분들의 야식을 위해 팜파스휴게소에서 잠시 쉬었습니다.  우동 한그릇씩을 비우고 곧장 출발하여 인제, 원통을 지나 미시령터널을 빠져 나오니, 전혀 기척이 없던 빗방울이 후두둑 차의 앞 유리창을 스쳐 지나갔습니다.  '이런, 우중산행을 각오해야 한다.....'

출발전 일기예보 검색을 통하여 비 예보를 접하긴 했지만 걱정이 앞섰습니다.  그러나 '산밑의 이곳이 비면 저 산위는.....'
경험상 눈일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서 8일 새벽 02시 55분, 20여분의 망설임을 뒤로하고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신흥사를 지나 설악의 숲속으로 들어섰습니다.
칠흑처럼 어두운 밤...
길바닥과 판초우의 위에 떨어지는 빗소리가 부담은 되었지만 그리 싫지는 않았습니다.

비선대를 지나면서 천불동계곡 방향을 뒤로하고, 금강굴, 마등령 방향으로 길을 잡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아신바와 같이 이 길은 처음부터 한계를 절감하게 하는 가파른 돌길입니다.
거친 호흡, 흔들리는 렌턴 불빛들이 사람이 들었음을 알려줄 뿐....
비내리는 설악은 더 깊은 어둠속으로 침잠해 들어가고 우리 또한 속절없이 그 어둠의 부분이 되어 가고 있었습니다. 모든 상황이 먹먹했습니다.

'이 속도로 언제쯤 마등령에 오를 수 있을까?.....'
'공룡은 넘을 수 있을까?....'
일단 마등령에 오른후 결정하기로 하고 앞만 보고 길을 밟았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주위의 그 무엇도 보이지 않은 비내리는 어둠속 이었기 때문입니다.

샘터를 지나면서 미명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전망대 철계단을 오르면서야 이제사 보인다는 확신이 섰습니다.
비는 눈과 섞여 나부끼고... 잠시 쉴라치니 손이 시럽습니다.
땀으로 범벅이 된 몸에서는 하얀김이 모락모락 피어 오르고, 체온을 식혀버린 찬 바람은 오한을 남기며 지나갔습니다.

준비한 찰떡과 귤을 급히 먹고 재촉한 길은 아침 7시 30분에 이르러서야 마등령 갈림길에 올랐습니다.
모두가 생각지 못했을 우중산행....
설악의 아름다움도 공룡의 아름다움도....분간할 수 없는 운무속에서 비에 젖은 표지판들만 우리를 맞았습니다.

비와 눈은 계속 내리는 와중에 아침상을 펴고 작전회의, 중지를 모았습니다.
"이왕지사 나선 길인데 계속간다."는데 합의한 우리는 마등령으로 내려서 공룡능선에 진입하였습니다.
짙은 운무속에서 여기가 거기구나 하며 걷기를 다섯시간여... 우리는 신선대에 도착하여 하산길을 대비하며 약식과 단감으로 마지막 시장기를 달랬습니다.

'희운각대피소에 사람들 소리는 들리는데...'
저기쯤 있을 대피소의 모습이 운무의 장막에 가리워져 있고, 하얀 한박눈만 소복 소복 우리의 머리에... 어깨에... 발 앞에 내려 앉고 있었습니다.

무너미재를 지나 천불동계곡으로 내려서면서 시야가 트이기 시작했습니다.
마등령이며, 공룡, 천불동이 처음인 일행분들이 계시는데 얼마나 다행스러운 축복인지요.....
언제 보아도 여전히 아름다운 천불동계곡의 멋스러움은 우리의 아쉬움을 벗어버리기에 충분했습니다.

천당폭포, 양폭, 음폭의 모습이며, 비선대까지 이어지는 푸른소, 하얀 폭포들...
비가 온 탓으로 절벽을 따라 내리는 수많은 실 폭포들이 검푸른 소나무와 노랑이며 빨강 단풍, 앙상한 가지, 하얗고 노란 바위들에 선을 그으며 자연의 아름다운 장관을 연출하며, 우중산행이 아니면 볼 수 없는 광경들이 오늘 산행의 멋진 뒷풀이를 해주고 있었습니다.

설악동에 도착하기를 15시 30분... 12시간 30분간의 힘들었던 우중의 공룡능선 산행은 모두에게 있어 너무나 소중하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산행Tip

-.설악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 033-636-7700.

-.등산로 정보: 비선대에서부터 30여분만 표현을 자제하며 묵묵히 오르십시오.  능선에 오르면 나아집니다. 공룡능선의 탐방로는 예전의 길이 아닙니다. 깔끔하게 정비된 길은 돌들로 포장된 것과 같습니다.  무릎 관절이 약하신 분들에게는 다소 무리가 따를 듯합니다. 전체 구간 95% 이상이 돌길로 정비되었음. 일기가 좋다면 공룡능선 통과는 3시간 30분 정도면 충분할 듯.  무너미재에서부터 천불동계곡, 비선대, 설악동까지는 쉬엄 쉬엄 구경하며 즐기시기를 바랍니다. 초보자에게는 다소 지루한 시간이 될 듯합니다.
무너미재에서 설악동까지 약3시간 30분 소요. 전체적으로 12시간 이내면 충분한 산행 가능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맛집: 학사평의 "할머니순두부"(원조집) 순두부, 북어무침이 일품입니다.
귀경길이라면 인제, 상남을 지나 홍천에 들어서면 우측으로 3대째하는 "황토방청국장"의 막국수와 동동주, 청국장이 좋습니다.(지나는 길에 보임)

"샬롬"-2008.11.11.fucose-

by fucose | 2008/11/11 14:59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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